티스토리 뷰

[zzocoMa]
간밤에 TV를 켜니, 케냐의 한 직업학교에서 뻥튀기 기계를 통해 뻥튀기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한국인 선교사 분을 볼 수 있었다. 뻥튀기 기계가 아프리카까지 건너갔다는게 나와 남편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옥수수가 주식인 케냐 사람들, 하지만 옥수수가 그리 넉넉치 않다고 한다. 그래서 뻥튀기 기계는 그들에게 재미와 먹는 즐거움을 주는것 같았다.

뻥튀기 기계가 처음 아프리카로 건너가게 된 것은 '가나'에서 부터 출발한다. 거기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계시는 선교사 부부를 통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노부부는 거의 20년정도를 가나에서 원주민들에게 컴퓨터 교육도 시키고, 마을을 돌며 말라리아로 고생하고 있는 그들의 위해 의료봉사를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의료봉사를 나갈 때면 어김없이 뻥튀기 기계로 옥수수를 튀겨 '빵콘'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너무 즐거워 하고, 과거의 우리나라에서 봤던 신나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 선교사 노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들어 저런 모습의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프리카 아이들이 뻥튀기를 먹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보성에는 뻥튀기일만 40-50년정도 해온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은 정말 쌀, 옥수수 뿐만 아니라 밤, 도라지, 무말랭이, 콩등등 튀기지 못하는게 하나도 없고, 뻥뻥뻥 잘도 튀겨 내시더라. 손과 얼굴의 주름살들은 그분들이 살아오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 있었다. 과거에는 뻥튀기 기계 근처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면 지금은 연세 지긋하신 노인분들의 놀이장소가 되었다. 그곳에서 막걸리와 뻥튀기를 나눠드신다.

아빠와 아내 그리고 아들 두명이 모여 가족이 함께 뻥튀기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아빠의 일을 물려받을 계획이라고, 다른 곳은 모두 공장의 자동 기계를 통해 뻥튀기를 만들지만 이곳은 과거처럼 여전히 수동으로 뻥튀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맛이 좋아 뻥튀기 판매처에서 인기라고 한다. 하지만 일이 너무 힘들어서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한 4일정도 일하러 왔다고 그만두고 해서 결국은 가족들끼리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이렇게 힘든일을 군소리 없이 함께 해주는 아이들이 아빠는 대견스러워 보이는게 당연할게다. 하지만 일을 시키는 아빠 마음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중학생 아들이 이 일을 물려 받겠다고 하지만, 사실 아빠는 아빠일 때문에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내색은 하지 않았어도, 그런 아빠가 눈물을 흘리며 밥을 뜨는 모습이 나도 나의 남편도 눈물샘을 자극했다.

뻥튀기는 그런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들과도 함께 나눌 수 있고,
뻥튀기 하나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맺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비닐 봉투에 조금씩 담아가는 뻥튀기를 통해 오고가는 정,
점점 빡빡해 지는 우리 사회에 뻥튀기를 통한 즐거움이 묻어나기를 바래본다.

정말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 냈지만,
TV를 보는 내내 즐거웠고, 훈훈했고, 행복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