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여행일정을 모두 마쳤다. 아직까지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아 자유여행은 불가능 하고, 항상 단체로 움직여야 하며 시간 제한도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틀에 짜여져 있는 일정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금강산 관광이 설악산 관광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북의 문화를 많이 보고,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창 밖에서 손을 흔드는 북측 사람들과 남측 사람들의 모습에서 하나됨이 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약하며 버스는 남측으로 출발했다.

북측CIQ에서 검문을 하며 사건 하나를 들었는데, 일행 중 한명이 직업란에 무직이라고 썼는데, 그걸 본 북측 사람이 나이도 젊은데 왜 무직이냐고 묻자, 사실은 학원강사인데 무직이라고 썼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그랬더니 직업을 속였다고 해서 벌금 10불을 내야 한단다. 우리 상식으로는 조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북측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거짓말도 용납이 안된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는 구서통문에 이르고, 북측 군인이 보인다. 북방한계선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3분만에 통과한다. 북의 구서통문에서 남방한계선을 지나 금강통문까지 버스로 6분 거리. 고성에 들러 저녁식사를 마친 후, 서울까지 7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를 55년이나 어느 나라보다도 멀게 느끼며 살아왔던 것이다. 이제 철의 장벽은 하나씩 무너지고, 통일이 되는 날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통일이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여행메모]

-가는 방법
금강산에 가려면 현대아산,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패키지 여행을 신청하면 된다. 당일코스, 무박1일, 1박3일 코스 등이 있다. 패키지 가격은 숙소에 따라 다르다.

-숙소
숙소는 최고급 금강산호텔에서부터 해금강 호텔, 펜션, 학생.단체를 위한 구룡마을까지 6가지. 금강산비치호텔은 가족 관광객을 위한 곳으로 통나무 목조 건물로 되어 있고, 한실, 콘도실로 복측형 객실도 마련되어 있다.

-식당
[북측식당]
옥류관 - 평양 옥류관은 북한내 옥류관 분점으로 유일한 곳이며 소, 돼지, 꿩, 닭 등 4가지 고기를 넣고 끓여낸 육수에 메밀로 만든 만을 담아낸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다.
금강산호텔식당 – 북측 최고급 요리사들이 만든 전통음식을 북측 봉사원들의 서비스와 함께 맛볼 수 있다. (예약/매표시간 : 07:30~10:00)
목란관 – 구룡연 초입에 위치. 구룡연의 절경을 감상하며 북측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예약/매표시간 : 07:30~10:00 / 구룡연 관광시 11:30~14:30)

[남측식당]
온정각관광식당 – 온정각 서관 휴게소 내
북측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야채와 뷔페식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예약/매표시간 11:30~14:30, 17:30~20:30)
광개토 – 온정각 동관 휴게소 내
신선한 내료를 사용하여 남측과 북측요리를 즐길 수 있는 전통 한식&퓨전요리 전문점
푸드코트 – 온정각 동관 휴게소 내
볶음밥, 돈가스, 칼국수, 육개장, 우동 등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온정각 면세점에서는 각종 면세품을 판매한다. 북측 주류, 담배, 건강식품, 공예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온정각에는 편의점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달러만 사용이 가능하다.

-금강산 관광카드
금강산관광카드는 관광객들에게 관광증가 함께 발급되는 선불식 전자카드로 금강산 특구 내에서 사용 가능. 금강산관광카드를 이용하면 환전을 하지 않고 사용이 가능하며 재환전에 따른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겨울철 산행시 아이젠은 꼭 필요하다. 온정각 내 안내소에서 빌릴 수 있다. (7달러)

-위생실
북측에서는 화장실을 ‘위생실’이라고 한다. 산행 중 위생실을 사용하려면 입식 1달러, 좌식 2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산행전 주차장에 있는 위생실을 미리 들리자. 이곳은 무료다 .
신고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전날 산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만물상을 오를 채비를 마친 후, 버스에 올라탔다. 만물상을 오르는 길은 구룡연보다 거리는 짧아도 오르는데 제법 힘이 든다. 만물상은 외금강지역으로 금강산의 주능선인 분수령을 경계로 바다 쪽은 동쪽을 향하고 있어 내륙쪽으로 고도가 점차 낮아지는 내금강에 비해 계곡이 깊고, 높다. 만물상은 망양대와 천선대까지 오르는 두가지 코스가 있는데, 추운 날씨 때문에 천선대까지만 갈 수 있었다. 천선대까지 거리는 불과 1.5Km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길과 기암절벽 때문에 직선등정이 어려워 1시간이상의 우회로 등산을 해야 한다. 망양대까지는 그보다 30분 정도 더 걸리며 멀리 동해바다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세 명의 신선과 마주보고 있는 듯한 삼선암과 머리에 둥그런 돌 하나를 이고 있는 얼굴이 험상 궂은 도깨비 같다 하여 귀면암이라 불리는 기암절벽이 절경을 뽑낸다. 7개 층으로 이루어진 칠층암과 장수가 큰 도끼로 바위중턱을 찍어 놓은 것 같은 절부암 등이 눈을 사로잡는다.

천선대 오르는 과정 중에서 이 곳까지 오면 한숨을 돌리면 쉰다는 의미의 안심대와  짚고 올라갔던 지팡이도 물맛에 잊어버린다는 망장천이 있다. 산을 오르다 보면 북측 안내원의 선녀와 나무꾼의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양한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망창천에 이어지는 등산로를  다시 오르면 나타나는 곳이 천선대다.

천선대에 이르자 사방이 완전히 트여 있어 바람이 차갑고, 매섭다. 두 볼이 발그레하다. 천선대까지 오르는데 거의 90도로 걱어진 철제로 만들어진 사다리를 따라 올라오면서 가파른 곳에 사다리를 만든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중간중간 힘들어 쉬고 싶고, 포기할까도 생각했었지만 병풍처럼 둘러있는 만물상의 절경에 빨려 들어 결국 ‘천선대’까지 오를 수 있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북측 안내원과 남측 관광객이 손을 잡고, 담소를 나누며 내려오는 모습에 훈훈한 정과 감동이 밀려온다.  

[산행코스]
만상정-심선암-칠층암-절부암-안심대-하늘문-천선대-망양대(3Km)(소요시간 왕복3시간)

산을 내려오니 어느덧 시계는 정오가 지났다. 금강산 호텔에 들러 뷔페를 먹었다. 뷔페 음식은 야채 위주로 담백하다. 양념 맛에 익숙해져 있어 입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북의 음식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북측에서의 일정이 거의 끝나가니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해금강을 가보지 못한 점이 가장 안타까웠다.
신고

'3. 여행 > 대한민국/소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드컵 공원 산책  (1) 2006.03.27
금강산을 가다#6 (2006. Jan)  (0) 2006.03.14
금강산을 가다#5 (2006. Jan)  (0) 2006.03.14
금강산을 가다#4 (2006. Jan)  (0) 2006.03.14
금강산을 가다#3 (2006. Jan)  (0) 2006.03.14
금강산을 가다#2 (2006. Jan)  (0) 2006.03.11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점심을 먹은 뒤, 금강산 관광버스를 타고, 삼일포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소나무 숲 내리막길을 걸어갔다. 눈 덮인 소나무 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크게 숨을 들이쉬며 공기를 들이킨다. 이것이 진정 북녘의 공기로구나.

삼일포 단풍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고, 계단을 올라 2층에는 기념품과 막걸리,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막걸리를 한잔씩 들이키며 도토리묵과 감자전을 안주 삼아 먹는데, 그 맛에 푹 빠져 자리를 뜨지 못했다. 삼일포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다고 하여 부랴부랴 자리를 뜬다.

삼일포는 예로부터 관동8경의 하나로 온정리에서 동쪽 12Km 떨어진 후천(북강)의 왼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98% 민물 호수로 호수가의 둘레는 8Km이며 넓이는 0.87㎢이다. 신라시대 어느 왕이 관동팔경을 구경하면서 모두 하루씩 머물렀는데 경치에 푹 빠져 이곳에서 3일을 머물렀다 하여 삼일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호수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꽁꽁 얼어 있고, 그 위에는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삼일포 호수 가운데에는 소가 누운 모습의 섬 ‘와우도’와 그 왼쪽에 ‘사선정’이 있다. 사선정은 옛날에 영랑, 술랑, 안상, 남석행 네 신선이 삼일포에 와서 놀고 간 것을 기념하여 세운 정자라고 한다.

호수풍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오는 ‘봉래대’에 올랐다. 이곳에서 북측 안내원은 설명을 마친 뒤, 노래 한곡을 선사했다. 가냘픈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구슬프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다. 풍경을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내려오는 길은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서둘러 내려왔다. 너무나 아쉬웠다.

산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에는 온천이 그만이다. 따뜻한 온(溫)에 우물 정(井)인 온정리란 이름처럼 이곳은 온천이 유명하다. 조선시대 세조 임금이 석달을 머물며 피부병을 완치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로 온천의 탁월함을 자랑한다. 지하 200미터에서 섭씨 50 도 내외의 온천수를 제한 된 시간과 장소에 공급한다고 한다. 금강산 온천은 무색무취의 라돈온천으로 신경통과 심장병 고혈압 척수질환 등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노천탕이 있어 눈내린 금강산의 풍경을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청년의 밤 행사를 위해 강당에 모였다. 사실 이곳에서는 평양모란봉교예단의 수준 높은 묘기를 볼 수 있다. 일정상 보지 못했지만 묘기를 본 사람들 모두 입을 모아 정말 볼만한 공연이라고 말한다. 청년의 밤 행사는 우선 OX퀴즈로 몸을 풀었다. 퀴즈 내용은 북에 대한 상식. OX퀴즈를 마친 후, 조별로 통일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열었다. 조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심사를 하는 동안,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가 공연을 했다. 관람석에서는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나라와 함께 노래르 부르며 하나가 되었다. 심사를 통해 우리 조는 3등을 했다. 북한 술 한 병을 받아 뒤풀이 때 맛있게 마셔줬다. 우리조 사람들 모두 너무나 재밌어서 뒤풀이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신고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온정각에 도착.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온정각을 빙 둘러싼 산들의 경치가 예사롭지 않다. 온정각 주변 모습은 잘 다듬어진 휴게소처럼 느껴진다. 온정각 동관은 남측에서 운영하는 음식점과 커피숍이, 서관에는 북측에서 운영하는 음식점과 면세점이 들어서 있다. 일하는 직원들 중 북녘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과 멀리 보이는 ‘주체’라는 글자를 통해 이곳이 북녘이라 실감할 수 있었다.

금강산의 사계절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겨울의 금강산은 벌거벗은 채로 속살을 남김없이 보여준다고 개골산(皆骨山) 또는 눈이 많이 쌓이면 설봉(雪峰)산이라 불린다. 봄은 금강(金剛), 여름은 봉래(蓬萊), 가을은 풍악(楓嶽)산이다. 이번에는 눈 쌓인 모습을 간직한 설봉산을 보러 가는 셈이다. 금강산을 다시 찾는다면 단풍이 물든 가을에 찾고 싶다.

금강산에서만 운영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구룡연 코스로 출발했다. 버스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절대 촬영이 불가능하다. 구룡연에 가기 전에 금강산의 4대 사찰 중에 하나인 ‘신계사’를 볼 수 있었다. 본래 11개의 전각을 거느린 큰 절이었지만 한국전쟁 때 모두 불타 없어지고, 삼층석탑과 터만 남아 있었다. 2004년부터 북측과 현대아산, 조계종에서 함께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계사란 이름은 본래 새로울 신(新)자를 썼는데, 나중에 신(神)으로 바뀌었다. 신계천에 연어 떼가 많이 올라왔는데 사람들이 하도 연어를 잡아먹자 신계사 주지가 동해 용왕에서 연어를 올려 보내지 말라고 편지를 썼다고. 그 뒤로 연어 떼가 올라오지 않자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하여 그때부터 신(神)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구룡연은 소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 북측 음식점인 목란관에서 시작되는 이곳은 조선 3대 명 폭포중의 하나인 구룡폭포가 유명한데, 폭포 벽의 높이가 약 100m, 폭포의 높이는 74m, 너비가 4m로 동양에서 손꼽히는 크고 아름다운 절경으로 알려져 있다.

몸을 가다듬고 산행을 시작했다. 구룡연코스는 산책하는 정도라지만 평소 운동 부족으로 얼굴이 달아오르고, 숨이 차다. 금강산 소나무는 궁궐에서 임금의 관을 짰다고 해 황장목이라고도 하고, 줄기가 붉어 적송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또한 곧게 뻗은 소나무가 미인의 자태를 닮아 미인송이라고도 한다. 눈이 온 뒤라 소나무를 에워싼 산에 덮인 흰 눈은 몸도 마음도 시원하게 해준다.

통일 사진대회인 만큼 모두 카메라 안에 풍경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좀 더 편히 걸으며 쉬엄쉬엄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언제 이곳에 또 올 수 있을까 싶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장관인데, 내 사진 속의 풍경은 반쯤 모자라 보인다.

날이 추워 물이 꽁꽁 얼어 있어 진정한 계곡의 풍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겨울의 모습도 매우 아름답다. 남측과 가장 다른 모습은 중간중간 빨간 서체로 새겨져 있는 비석과 돌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북측 재료로 만든 물건들을 판매하는 판매원들과 비경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 설명해주는 안내원들이다. 그들과의 만남 자체가 너무나 반갑고, 인사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싶었지만 이는 마음에서일 뿐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행히 함께 동행한 선배가 안내원들과 이야기를 대신해 그걸로 만족할 뿐이다.

다리 하나를 지나 금강산의 아름다운 바위들로 둘러싸여 하늘만 보이는 곳인 ‘앙지대’에 다다랐다. 멀리 지원(志遠 – 뜻을 멀리 가져라)이라는 붉게 칠한 큰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자신의 서재에 걸어놓은 글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 글은 ‘담박명지(澹泊明志) 영정치원(寧靜致遠)’으로 ‘맑은 마음으로 뜻을 밝히고, 편안하고 고요한 자세로 원대함을 이룬다’는 뜻이다.

산을 오르다 보니 추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몸 속으로 땀이 나고 있었다. 그늘을 만든 커다란 바위에 ‘삼록수(蔘鹿水)라고 적힌 서체가 보인다. 삼록수는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흐르는 물이라는 뜻이다. 이곳도 카메라에 담으며 어느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사진을 찍다 보니 시간은 금새 지나갔다. 점심시간 전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구룡폭포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없다. 옥류동에 도착하니 흰 눈이 덮인 산 사이로 삐죽 내민 햇살과 꽁꽁 얼은 계곡이 조화를 이룬 풍경이 장관을 이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옥류동에는 선녀들이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무대바위가 보이고 바로 옥류폭포와 옥류담이 보인다. ‘북한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교수는 옥류동에 관한 시 하나를 적어 그 아름다움을 대신했다.


높이 솟은 세존봉은 동남으로 안아왔고
부르기 좋은 옥녀봉은 서북으로 반겨섰는데
앞에 솟은 천화대야, 뒤에 있는 소옥녀야
뾰족해도 곱지나 말거나 험준하거든 깊이 가지나 말았으면
한가운데 희맑게 내려앉은
숫돌 같은 한 점의 바위는 옥소반 같고
그 위로 흐르는 물은 구슬을 굴리는 듯
그 앞에 담긴 물은 넓거든 깊지나 말거나
깊거든 맑지나 말았으면
어쩌면 이다지도 보는 사람의 가슴을 풀어 헤쳐주는가?


답답한 서울에서만 지내다가 말로만 전해 듣던 금강산에 발을 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레 미소를 짓게 한다. 사실 남인지 북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이미 하나이기 때문에 굳이 선을 가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모른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검지 손가락을 펼치며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많은 사람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통일은 더 이상 이상도, 먼 이야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비봉폭포, 구룡폭포, 관폭정, 상팔담까지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눈부신 태양아래 뽀족하게 뻗은 능선들. 그 위로 고개를 들어내는 태양. 다음을 기약하며 눈으로 인사를 나눈다.

[산행코스] 목란관-수림대-양지대-삼록수-금강문-옥류동-연주담-구룡폭포-상팔담(약4.3Km) (소요시간 3시간)

올라가는 길은 멀고, 힘들었지만 내려오는 발걸음은 훨씬 가볍다. 게다가 꼬르륵 소리를 내며 밥 때를 알리는 배꼽시계 덕분에 한달음에 내려올 수 있었다. ‘목란관’에서 북의 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평양냉면과 비빕밥 중에 선택이었고, 두가지를 다 먹어보고 싶어 하나씩 주문했다. 감자전, 만두, 이면수 튀김이 기본 음식으로 차례로 제공된다. 고사리 나물, 무채, 도라지등을 감자전에 싸서 함께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돌솥 위에 반숙 계란이 넓게 펴져 있는 비빔밥, 계란을 살짝 들췄더니 그 안에 각종 야채들이 들어 있다. 살살 비며 먹으니 너무 맛나다. 여기에 시원한 평양냉면과 국물을 들이킨다. 평양냉면은 맛이 담백해 양념 맛에 익숙한 사람들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꿩이 들어간 만두도 제법 맛있다. 새콤달콤하다던 대봉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고 싶었지만 사정상 불가능. 마음 같아서는 북의 주류며 안주며 모두 맛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북의 음식들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때문에 담백한 맛이 난다. 음식은 북측 접대부들이 가져다 주는데, 질문을 하면 설명도 잘해주고, 노래 한자락 부탁하면 노래도 불러준다.
신고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조별로 차를 나눠 탄 뒤, 1박3일의 일정을 잘 마치기 위해 잠을 청해본다.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 물건을 사고 돌아서는데 낯익은 얼굴이 있다. 민중가요를 부르는 ‘우리나라’ 멤버 중 한명인 ‘백자’씨다. 사실 백자씨와의 인연은 따로 있다. 우리가 결혼할 때, 멋진 노래로 축가를 불러주신 분이다. 인사도 제대로 못한 차에 만남이 너무나 반갑게 느껴진다. 무대 위에서만 보던 백자씨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그는 동네 형님, 오빠처럼 훈훈하게 느껴진다.

캄캄한 밤을 뚫고, 5시간 정도 달린 차는 ‘고성’에 도착. 이곳에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기에는 매우 이른 시간이지만 금강산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되는 산행을 위해서는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 다양한 반찬과 밥을 즐비하게 늘어놓은 뷔페. 커다란 양푼에 비빔밥 또는 반찬들을 조금씩 담아내 먹을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배를 채우고, 이제 북녘 땅으로 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관광버스를 타고 나니, 현대아산 직원(이하 조장)들이 관광증과 신분증, 카메라 사양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버스에 나눠 탄다. 금강산 관광에서 신분증을 꼭 필요하다.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았다면 아쉽지만 돌아가야 한다. 핸드폰도 가져갈 수 없다. 핸드폰을 조장들이 다 수거해 간 다음, 다시 남측으로 돌아올 때 돌려받는다. 북으로 들어 간 뒤에는 관광증이 신분증이다. 만약 관광증을 잃어버리거나 찢어지거나 때가 타면 벌금을 물어야 하니 관광증 보관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사진대회다 보니 다양한 카메라가 눈에 보였다. 카메라 렌즈도 규정이 있어 광학 10배줌, 160mm 이상의 렌즈는 반입이 불가능하다.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어도 가지고 나올 수는 없고, 벌금도 내야 한다.



버스는 동해선 남북 출입사무소에 멈췄다. 이곳에서 CIQ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선다. 같은 민족이면서 왕래를 하기 위해 출입국 관리 사무소를 지나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남측 CIQ를 지나 다시 버스에 올라타 비무장 지대로 접어든다. 바다 건너 멀리 통일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통일전망대에서 북녘 땅을 바라보며 가깝고도 먼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직접 볼 수 있다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금강통문을 지나면 군사분계선이 나오고, 비무장 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갈대밭으로 가득 메워진 비무장지대는 남북이 갈라져 살아온 수십 년의 세월을 보여주는 듯, 황량하기만 하다.
비무장지대는 여의도의 117배나 된다고 한다. 휴전선으로 가는 길목 옆으로 길게 늘어진 철조망들은 금강산을 갈 수 있다고 해도, 허물지 못하는 장벽의 그늘처럼 느껴진다.

휴전선은 129개의 말뚝으로 되어 있다. 눈 덮인 산과 황량한 나무들이 싸늘하게 느껴진다. 휴전선의 마지막 말뚝을 눈으로 확인하며 시계를 본다. 오전 8시 11분에 북측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얼굴 생김새는 같지만 복장이 다른 북측 군인이 눈에 들어온다. 손에는 칼총을 들고 있다.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지만 군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제 눈에 북녘의 산과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낙타봉과 구선봉이 보이고,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려 북측 CIQ에서 검문이 시작되었다. 통행검사소 확인 도장을 찍은 뒤, 드디어 온정각으로 출발했다. 온정리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집들이 보인다. 반갑게 달려가 인사라도 나누고 싶지만 정작 마을은 들어 갈 수가 없다.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북측 사람들과 절대 이야기해서도 안되고, 사진촬영도 절대 할 수 없다.  
신고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말로만 듣던 금강산에 드디어 발을 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주변 친구들과 어른들이 다녀왔다고 하면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더 이상 상상만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금강산. 금강산을 오르고, 북측에 발을 딛고 걷는 다는 것, 북측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이 모두가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들이다.

이제 갓 백일 지난 아이를 두고, 떠나는 엄마의 마음은 1박 2일이라고 해도 많이 미안하고, 갈지 말지를 고민하게 한다. 그래도 좋은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자라고 난 뒤, 지금의 이 시간들을 설명해 준다면 미안한 마음도 잘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내 아이가 금강산을 이해할 때쯤이면 통일이 되어 금강산 왕래는 누구나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길 바라면서. 휴전선으로 갈라져 있는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금강산을 간다는 것은 일평생 한번도 가보지 못하고, 북에 가족을 둔 채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소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가게 되어 제대로 준비를 못한 점이 아쉽다.



이번 금강산 여행의 주제는 ‘통일 사진대회’다. 금강산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그 속에 통일의 염원을 함께 녹아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사진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것들을 담기에는 나의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굳이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금강산의 모든 것들을 눈으로만이라도 담을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겠다.



금강산 통일 사진대회 참가자는 경기대 지하강당으로 모였다. 짐이 가득 들어있는 배낭과 렌즈와 카메라가 들어있는 가방을 하나씩 나눠 메고, 정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은 대학시절 새내기의 마음이랄까? 두리번두리번 얼굴을 돌리며 사람들을 찾는다. 단체에서 서로 알고 있거나 사전 모임을 통해 낯이 익은 사람들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표정이다. 우리는 곧장 지하강당으로 내려갔다. 청년회 회장님이 우릴 반겨준다. 모두들 카메라와 금강산 팜플렛을 들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어느덧 사람들로 꽉 채워진 강당. 행사 의의와 금강산 방문 주의사항을 들은 후, 이시우 작가의 사진강의가 진행되었다. 이름이 귀에 익숙하다. 비무장지대와 통일관련 사진들을 담아 낸,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분이다. 아주 오래 전 홈페이지를 돌아보며 가슴 찡함을 느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시우 작가도 사진대회에 동행한다고 한다. 이시우 작가에게 사진 찍는 요령과 심사기준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신고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범준이와 함께간 금강산 사진전


자랑스런 zzocoMA의 동상 수상작


확실히 증거를 남기기 위한 사진 -.-


"범준아 이게 엄마 사진이야... 동상작이지.. 아빠는 떨어졌단다." -.-'' 


범준이와 엄마의 사진 앞에서 한컷


범준아, 이게 엄마의 수상작이야....아빠는 .. 떨어졌단다...--..--


"자...엄마를 보세요.....김취..```"


즐거웠던 순간들을 찾아보며....이런게 사진의 매력이죠


전시장에서 만난 규성삼촌과 함께~~

2006/2/26 @금강산 통일 사진전에서
신고

'1. 다이어리 > Photo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른한 일요일 오후.  (1) 2006.03.07
웨딩촬영  (2) 2006.03.03
Happy birthday to zzocoMa~!!  (4) 2006.03.01
똘망똘망 범준이  (3) 2006.03.01
범준이 첫 이유식  (0) 2006.02.27
금강산 사진전  (2) 2006.02.27
블로그 이미지

zzoco

하루하루 소풍처럼 즐겁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