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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범준군 서랍에서 기저귀 하나를 꺼내든다. 혹시나 했더니 똥을 쌌다. 똥을 눴으니 갈아달라는 거다. 어찌나 똥냄새가 심한지. 요즘 먹는게 다양해 지니 어른 똥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심한 냄새. 근데 이상하게 엄마한테는 하나도 더럽지를 않네.
한참을 놀다가 엄마가 '범준아~ 기저귀 하나 갖다 줄래?'하니까
아장아장 걸어가더니 서랍에서 기저귀를 꺼내 들고 등장.
가족들 모두 박수로 환호해줬다.
혹시나 하고 '기저귀 갈아줄께 누워바~' 하니 옆으로 눕는데, 이제 말귀 다 알아듣네.
사실 남들에게는 별것도 아닌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어찌나 경이롭던지.
엄마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들더니 현관으로 아장아장 걸어가서 문을 열겠다며 연신 열쇠를 문에 갖다 대고, 안된다고 머라고 중얼중얼. 엄마랑 아빠가 항상 집에 도착해서 열쇠로 문을 여는걸 많이 봐서 그런듯 싶다. 어른의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모두 모방이 되니 작은거라도 조심해야겠다.
아이들은 대부분 핸드폰 놀이를 좋아한다. 우리 범준이도 예외는 아니지.
장난감 전화기는 전화도 받고, 잘 갖고 놀지만 진짜 전화기에서 말이 나오면 전화기를 그냥 밀어버리곤 했는데, 어제는 아빠랑 통화를 하더라. 전화기를 귀에 대고, 온 거실을 돌아다니면서 머라고 중얼중얼.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모두 웃느라 쓰러졌다. 특히 아빠는 범준이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신나했는데. 내용은 아무도 모르지. ㅋ
아이는 어른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
아이는 어른들에게 순수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는 어른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아이는 어른들에게 배려를 알게 해준다.
아이는 어른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아이는 어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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