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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엄마생각 : 초등학생이 FTA에 대해 물어오면... (다음 아고라)

이웃한 강자의 침략을 막기 위해 약자들은 성(城)을 쌓습니다. 그 성안에 있으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강자의 침입을 막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작은 성 사람들은 큰 나라가 침입해 올까 두려워 성문을 닫고 살면서 큰 나라에서 오가는 사람과 물건에 통행료를 받아 많은 사람과 상품들이 한꺼번에 오지 못하도록 제한합니다.
서로 공평의 원칙에 따라 큰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작은 나라 성안에 있는 부자들은 자신들이 큰 나라로 물건 팔기위해 갈 때 내는 통행료가 아까워 서로 통행료를 내지 않고 다니면 좋겠다고 큰 나라 사람들에게 부탁을 합니다.

별로 손해 볼 것 없고, 도리어 자신들이 부탁하고 싶은 얘기를 작은 나라 사람들이 먼저 제의해 오니 큰 나라 사람들은 좋아라 하면서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작은 나라 관리와 부자들은 큰 나라 사람들이 호응해 주니 무척 좋았지만 한 가지 해결해야할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런 사실을 자기 나라 주민들에게 자세히 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반대할 것 같아 몹시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체육대회 하느라 모두 정신이 없는 사이에 몇몇 주민들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고 큰 나라 사람들과 구체적인 상담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그 몇몇 사람들 중에는 똑똑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똑똑한 사람이 생각하기에 이렇게 통행료 없이 큰 나라와 왕래하면 부자들과 관리들은 좋을지 모르지만 주민들에게는 큰 손해가 발생하여 어려운 생활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작은 나라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분노에 치를 떨었습니다.

만일 이일이 잘못되면 가장 피해를 보아야 하는 사람은 주민 자신들인데 그것을 제대로 알리거나 상의도 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과 관리들이 정말 중요한 이 문제들을 별반 준비 없이 성급하게 진행하고 있고 또 주민들의 입장보다는 자신들이나 부자들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던 것입니다.

작은 나라 주민들은 분노를 삭이면서 협상 관리들에게 이런 부탁들을 했습니다. ‘급한 것 아니니까 천천히 일을 진행해라 ’ ‘그리고 어떻게 협상 할 건지 우리에게도 좀 알려 달라.’ ‘좀 더 신중히 검토하고 실수 없도록 해라.’ ’불리한 요구는 들어 주지 말고,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면 회담 자체를 중단 시켜라.’ 등 많은 부탁과 요구를 했습니다.

관리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城) 주민들의 염려는 이해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우리도 많이 준비했다. 그리고 우리도 주민들을 위해서 정말 조심조심 실수 없도록 하겠다. 그리고 협상을 중단하면 상호 신뢰 문제도 있고 또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보복을 당할 수도 있으니 협상은 계속 진행해야 한다’ 고.
작은 나라 주민들은 염려가 되면서도 관리들이 실수 없이 잘 하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협상은 끝나고 계약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작은 나라 성문은 열리고 큰 나라와 작은 나라 모두가 통행료 없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큰 나라 장사꾼들은 작은 나라에 와서 농산물과 많은 물건들을 싸게 팔았습니다. 작은 나라 주민들은 좋아 했습니다. 동네에서 파는 물건 보다 싸게 살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동네 가게는 너무 비싸게 팔아 지금까지 사 먹은 것이 바가지 썼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성(城)안에 사는 주민들은 큰 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좋아 하게 되었고 작은 나라에서 만든 제품은 이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작은 나라에서 나오는 상품들은 잘 팔리지 않아 공장들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공장 주인들은 직원들의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공장 주인들은 돈을 빌리려고 은행에 갔으나 부도날 수 있는 위험한 회사라고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면서 돈을 빌려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큰 나라 은행에 가서 어려운 사정을 얘기했습니다. 큰 나라 은행은 별 얘기 없이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물건은 계속 팔리지 않았고 공장은 더욱 더 어려워져 빌린 돈의 이자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공장은 큰 나라 은행이 가져갔습니다.
큰 나라 은행은 공장을 없애고 그곳을 아파트 짓는 땅으로 만들어 건설회사에 많은 돈을 받고 팔아 큰 이익을 남겼습니다.

동네 슈퍼를 하시는 분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존에 있던 큰 마트와 큰 나라에서 온 대형 마트가 서로 싸게(저렴하게) 팔기 싸움을 시작하면서 작은 슈퍼에는 손님들이 가지 않았고 결국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그렇지만 주민들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후 큰 마트들의 싸게 팔기 싸움은 큰 마트 몇 군데가 문을 닫으면서 끝났습니다.

그 싸움이 끝나고 몇 달 후 무슨 영문인지 대형 마트 상품들의 가격은 계속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가격이 올라도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곳도 이곳과 사정이 비슷하여 비싸도 이곳에서만 사야 했습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농민들은 쌀과 다른 농산물의 가격이 너무 낮아 농사를 못 짓겠다고 아우성인데 주민들은 쌀과 농산물 가격이 너무 비싸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요?
알고 보니 대형 마트에서 쌀과 농산물을 싸게 사서 주민들에게 비싸게 팔고 이익을 많이 챙겨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작은 나라에는 대한이라는 초등학생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집은 큰 나라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 하고 나서부터는 집안이 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시골에 사는 대한이 큰 아빠는 농사짓는 것 거의 포기하고 술만 마시고 있고, 대한이 아빠는 공장 문 닫을 때 해고 되어 집에 계시고, 대한이 삼촌도 대학졸업하고 취업이 되지 않아
이력서 써는 것이 일이자 취미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대한이 엄마는 대형 마트에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대한이 친구 중에는 대한이 집보다 더 못한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예전에 큰 나라에게 문을 열어 주면 일자리가 더 많아져 집에서 쉬는 사람이 많이 줄어든다고 관리들과 부자들은 말해 왔는데 지금 보니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큰 부자들과 큰 나라 은행에 다니는 몇 몇 사람들은 돈 걱정 많이 하지 않고 살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나라 성(城)안에는 일할 곳이 많이 줄어들어 그전 보다 더 직장 구하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이제 큰 나라 회사에서 월급을 적게 주어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취업을 위해 몰래 배 타고 큰 나라로 가지만 그곳에도 일할 곳이 없고 불법 체류자라고 도망 다니면서 막노동이나 아르바이트하며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 갔습니다.

어떤 이는 큰 나라에게 통행료 없이 문을 열어 주자고 선동한 그 관리가 큰 나라 부자동네에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확인은 하지 못했나 봅니다.

작은 나라 성(城) 주민들은 모두들 그 사람들을 잡아 혼쭐을 내주야 한다고 난리들입니다.

작은 나라 주민들은 열심히 일을 해도 살아가기가 정말 힘이 듭니다. 그러나 큰 나라 은행과 회사들은 쉽게 돈을 벌어 갑니다.

작은 나라의 대표회사들의 주식을 싼 값에 많이 사면서 가격을 올려놓고 그주식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팔면, 그들은 이익을 남기지만 그 회사 주식은 폭락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다시 싼 가격에 그 회사 주식을 많이 사 그 회사의 주인이 됩니다.

그들은 큰 노력 없이 작은 나라 대표회사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곳에서 나오는 이익금의 대부분 가져갑니다. 결국 작은 나라는 열심히 노력하고 일을 해도 여유롭게 살 수가 없습니다. 이제 작은 나라는 이름만 독립국이고 큰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의 속국이 되어, 즉 식민지가 되어 그들의 눈치만 보며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다른 나라 주민들은 작은 나라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 천지에 저런 바보들이 어디 있냐’고. ‘큰 나라 사람들이 무슨 마음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 마음을 알고 있다고 해도 언제 변할 지도 모르면서 그 성문을 열어 주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작은 나라 성(城) 주민들은 억울해서 항변합니다 ‘우리가 열어 주자고 한 게 아니라 그 관리와 부자들이 열어 주자고 선동했다’고 그러나 이제 이런 항변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제 모든 게 끝난 마당에.

그 말을 듣고 이웃나라 사람이 한 마디 하고 지나갑니다. “그렇다면 그 문을 열어 주자고 선동한 사람은 분명 -바보 아니면 매국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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