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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금강산에 드디어 발을 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주변 친구들과 어른들이 다녀왔다고 하면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더 이상 상상만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금강산. 금강산을 오르고, 북측에 발을 딛고 걷는 다는 것, 북측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이 모두가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들이다.

이제 갓 백일 지난 아이를 두고, 떠나는 엄마의 마음은 1박 2일이라고 해도 많이 미안하고, 갈지 말지를 고민하게 한다. 그래도 좋은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자라고 난 뒤, 지금의 이 시간들을 설명해 준다면 미안한 마음도 잘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내 아이가 금강산을 이해할 때쯤이면 통일이 되어 금강산 왕래는 누구나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길 바라면서. 휴전선으로 갈라져 있는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금강산을 간다는 것은 일평생 한번도 가보지 못하고, 북에 가족을 둔 채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소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가게 되어 제대로 준비를 못한 점이 아쉽다.



이번 금강산 여행의 주제는 ‘통일 사진대회’다. 금강산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그 속에 통일의 염원을 함께 녹아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사진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것들을 담기에는 나의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굳이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금강산의 모든 것들을 눈으로만이라도 담을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겠다.



금강산 통일 사진대회 참가자는 경기대 지하강당으로 모였다. 짐이 가득 들어있는 배낭과 렌즈와 카메라가 들어있는 가방을 하나씩 나눠 메고, 정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은 대학시절 새내기의 마음이랄까? 두리번두리번 얼굴을 돌리며 사람들을 찾는다. 단체에서 서로 알고 있거나 사전 모임을 통해 낯이 익은 사람들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표정이다. 우리는 곧장 지하강당으로 내려갔다. 청년회 회장님이 우릴 반겨준다. 모두들 카메라와 금강산 팜플렛을 들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어느덧 사람들로 꽉 채워진 강당. 행사 의의와 금강산 방문 주의사항을 들은 후, 이시우 작가의 사진강의가 진행되었다. 이름이 귀에 익숙하다. 비무장지대와 통일관련 사진들을 담아 낸,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분이다. 아주 오래 전 홈페이지를 돌아보며 가슴 찡함을 느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시우 작가도 사진대회에 동행한다고 한다. 이시우 작가에게 사진 찍는 요령과 심사기준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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