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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ocoMa]

윤상을 만나다.....

 

한동안 윤상의 음악을 잊고 지냈다. 아니 일상에 쫓기면서 음악과 단절된 생활들을 해왔다. 그러다 여유가 생기면서 MP3에 음악을 담다 아 맞다, 윤상’. 갑자기 윤상을 떠올랐고, 지금도 아이폰에 그의 노래를 담아 그를 잊었지만 잊지 않았듯이 그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들을 하나 둘씩 꺼내 본다.

 

20주년 기념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반가웠다. MP3로 얼마든지 노래를 다운 받아서 들을 수도 있지만 기념 앨범이 너무나 탐이 났다.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멋진 일일까? 사실 3000장 한정판매라는 말이 나의 구매욕을 더욱 자극시켰다.
결국 이제서야 그의 팬다운 실천을 할 수 있다며 자족하며..
내 앨범은 2330이다. 

윤상의 20주년 앨범 초판인 한정판 박스셋은1집 앨범에서부터 뉴욕 유학 중 완성한 최근6집까지 7장의 정규앨범과 인센서블 그리고 세계의 여러 뮤지션과 작업한 윤상의 월드뮤직 셀프리메이크앨범 레나시미토등 2장의 비정규앨범, 3집 클리쉐의 보너스CD까지 총 10장의 CD와 보너스 CD를 제외한 리마스터링 앨범 9장으로 총 19장의 CD로 구성되며 윤상의 자필사인과 자필 넘버링을 담았다.



감수성 예민하던 중,고등학교 시절, 그 당시에는 CD 보다는 카세트 테이프나 LP가 더 익숙했고, 댄스 음악보다는 발라드 음악이 더 인기를 모았다.
변진섭, 푸른하늘, 015B, 이승환, 신승훈, 이선희, 유재하, 이승철, 조정현밤 늦은 시간 라디오를 켜면 이런 음악들이 흘러 나왔고, 카세트 공테이프에 이 노래들을 DJ의 멘트 없이 녹음하느라 공을 들이기도 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노래를 담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하고, 그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이 떠오르는 아날로그적인 감정을 주고 받던 시절이었다.

 


나보다 2살 많은 오빠는 초등학교 때는 라디오를 주로 듣더니 중학교에 가고 나서는 카세트 테이프와 LP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즐겨 듣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내 눈에 들어오는 앨범이 하나 있었다. 무뚝뚝한 표정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며 호기심이 생겼다. 그는 윤상이었고, 그의 음악은 내가 듣던 것과는 왠지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윤상앓이(?)’는 나의 고등학교 시절 내내 따라 다녔다. 친구들은 공개방송에 다녀오면서 윤상 사진을 찍어 내게 건너주기도 했다. 그의 팬이면서도 정작 공개방송이며 콘서트며 한번도 가지 못했다. 노래 부르는 걸 꼭 직접 봐야 팬은 아닐 테고,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네이버에서 윤상의 작은음악회 이벤트를 진행하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청해봤다. 그런데 내게 이런 날도 오는구나그의 20주년을 축하해 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청담동 화수목카페에서 진행된 음악회에는 20쌍 정도가 초대 받았다. 윤상이 직접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고, 그를 통해 20주년 앨범과 노래에 얽힌 이야기와 이 앨범에 담긴 노래를 듣는 자리였다.



윤상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아이돌스타였다. 하지만 그는 아이돌 스타로만 남지 않고, 그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고, 그의 스타일을 잘 만들어 온 것 같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속은 따뜻하고, 낯선 듯 하지만 금새 익숙해지는그의 노래는 아주 오래 전의 아련한 추억들이 다시 살아나게 하고, 그때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러면서 설레게도 하고, 가슴이 아리게도 만들어 준다.



 
40대라고 하기에 그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젊은 모습이다. 직접 가까이서 보고, 사진까지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 팬으로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거다.


윤상 1집은 1년에 걸쳐 작업되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를 음악적으로 타고난 것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그는 음악적 감각을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 악보도 잘 보지 못하고, 피아노도 잘 치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컴퓨터가 있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사운드 메이킹이 가능했고, 지금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1집 타이틀 곡인 이별의 그늘은 지금 들어도 여전히 좋은 곡이다.

 


또한 윤상은 사실 1집을 내면서 자신이 계속 가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고 하지만 그는 꾸준히 노력하는 가수이고, 작곡가였기 때문에 20주년이라는 시간을 맞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의 의해 끌려 다니지 않고, 그의 색깔을 찾아 고집을 부릴 줄 아는 음악인이었던 것이다.



한때는 자만하기도 했지만 세월을 통해 세상을 배우면서 그는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그렇다고 자신감이 없지는 않은.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가수 윤상은 아빠(?)였다. 아빠 윤상, 아빠 박창학은 그들의 아이들에게 그땐 몰랐던 일들이란 노래를 부르게 했다. 사랑스럽다. 앨범에서 들려주는 마지막 노래로 선택한 이 곡은 아이들의 맑은 음성으로 작은 음악회를 생글생글 하게 만들어 주었다.



윤상은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치며 그의 목소리로 영원속에를 불렀다. 피아노와 윤상의 목소리 그리고 가사가 나의 감수성을 깨워주었다. 윤상이 말했듯이 그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은 앨범을 꾸준히 발표하고,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팬들에게 편하게 웃어줄 줄 아는 그런 가수로 남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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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5. 15 @ 청담동 화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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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와의 기념 사진들^^




[창밖에 나타난 윤상... 재빠르게 달려가, 염치불구 기념사진 요청...]



[재빠르게 인증...]





[음악회가 끝나고 싸인회...]





[기념싸인은.. 사랑하는 아들 범준이 이름으로...]

좋은 사진 찍어준 남편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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