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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그런대로 활달했다. 그날 친구에게 날아온 쪽지 '종치자 마자 매점가자' 라고 써있었고, 난 웃음으로 답을 했다. 그당시 기름칠로 반들반들 윤이나는 나무바닥 복도. 겨울이라 털실내화를 신고 있었는데, 계단을 내려가다 시멘트 바닥으로 그냥 몸이 날라 무릎도 구부리지 못한채 그대로 정면으로 쓰러졌다. 지나가던 사람 모두 놀라고, 난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나, 유리로 비치는 내모습 아무렇지 않아 안심했다. 그..런..데... 앞니가 부러지고 만것이다. 그걸 보는 순간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고, 결혼식 전 그동안 부러진 이 덧붙이기만 하던 걸 TV속 연예인의 환한 치아를 상상하며 치과에 갔다. 강남 **치과. 치과의사, 도저히 색도 모양도 맞추지 못해, 결국 환불받고 말았다. 내 앞니는 이전보다 더 보기 싫어졌고, 좌절은 했지만....쉽사리 치과에 가지 못했다. 또다시 나의 이를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얼마전 아이와 함께 요플레를 먹는데, 이가 부러지고야 말았다. 주위에서 치과가라고 해도 잘 버티고 있었는데, 결국 가게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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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우리동네(마포)에서 잘하는 곳을 찾아봤다.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는데, '예치과'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곳인지 서핑을 하던 중, 인테리어에 금나 반해버렸다.  카페형의 다이나믹한 실내 디자인과 강렬한 붉은 빛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런 곳이라면 당연히 비싸겠다 싶었지만, 일단 가보기로 결정했다.
실내는 사진에서 보던 것과 같고, 예라는 브랜드가 있어, 간호사, 의사 모두 친절하다. 게다가 병원에 의사가 5명. 신경치료와 보철을 하게 되었는데, 의사가 다르다.
지금까지 2주동안 모든 신경치료가 완료 되었다. 다음주에는 이 본을 뜨고, 그 다음주면 새 이가 완성된다.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금액은 다소 비싸는 생각을 지울수 없지만, 그전의 경험을 비춰보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꼭 잘하는 곳을 가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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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치과에 대해 조금 찾아보니, 강남에서 4명의 의사로 시작된 이 병원은 VIP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1930년대 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현재 예치과는 전국에 19개정도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새로운 가치 제안 전략이란 '치과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고, 그 과제로 '전공 분야별로 환자를 진료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전공별로 보철, 교정, 미용 치과, 임플란트 이런 식으로 전문성을 강화했다. 치과는 전적으로 서비스가 중요시 되기 때문에 '환자'라는 용어가 아닌 '고객'이란 말로 대신했고, 1인당 치료 시간을 늘려 고객과 의사가 충분히 대화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루에 진료 고객수도 10명 내외로 제한한다고. 이런 상황에서 예약을 필수가 되었다.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써서 고급 카페 분위기로 꾸몄으며 진료실에는 프라모델과 의사가 환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줄로 걸어두기도 했다.

이런 글을 쓰다보니 예치과 예찬론자가 된것 같지만, 실상 다른 치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치과가 아주 좋다고 말할수는 없겠다. 단지 한가지 확실한건 예약을 하고 나면 sms를 통해 잊지 않도록 문자를 보내주고, 환자가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일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태도가 보여지지만 모든 코디네이터와 간호사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심하게 신경써주고, 친절하다. 물론 결과가 나와봐야 정말 잘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쉽겠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추후에 올려보도록 하겠다. 어찌보면 약간의 상업성도 느껴지고, 동네 치과의사의 진솔한 자상함은 찾기 힘든건 사실이고, 가격도 비쌀테지만, 현재까지는 그런대로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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