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zzocoMa]



우리가족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인 '상암동 월드컵 공원'
아이한테 어느 공원을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거침없이 '월드컵 공원 갈래~'란다.
넓디 넓은 공원에서 마구 뛰어놀고 싶은 아이에게는 단연 이곳이 쵝오다.




주말이면 늘어지게 잠을 자고 싶을 때도 있지만

너무 늘어지다 보면 주말이 아쉽고, 몸도 더욱 찌뿌둥해져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주말 놀거리를 궁리중이다.

 가을이기도 하고, 지난주에 다녀온 남이섬에서 단풍이 너무 아쉬웠기 때문에
가을 억새가 한창인 '하늘공원'을 다녀왔다.

 아침 일찍 가고 싶었지만 이놈의 늦잠은 어쩔수 없나보다.
졸린 눈을 비비고, 가까스로 도시락을 싸서
11시가 다되어 도착하니
주차장이 만원이라 주차할 곳이 없었다.

 주말마저 사람들이 이리 부지런하단 말인가. 

점점 절정으로 가고 있는 가을풍경이 주말 산책에 흥을 더해준다.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 난지천 공원 길 건너편 도로에 주차를 했다.

주차딱지를 떼려면 떼라는 심정으로. 아니나 다를까 공원으로 들어서자마자
어느분의 커다란 목소리가 귀에 콕 박히면서 속으로 '옳소옳소'를 외쳤다.
내용인 즉,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든 공원 관리가 왜 이러냐'머 이런 이야기.
오는날이 장날이라고 마라톤대회에 체험행사에 많은 행사가 있어 더욱 주차할 곳이 없었던 듯 싶다. 

 

 
처음부터 약간의 진을 뺏지만, 공원에 들어서니 아이도 어른도 모두 기분이 좋아진다.



스모그로 하늘이 좀 뿌옇지만 제법 뽐을 내는 단풍나무들과 코스모스가
마치 우리를 반겨주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도 신이 났는지 깡총깡총 뛰어 다닌다.



한적한 공원이 마음에 쏙 든다.



벌써부터 신이 난 아이는 사진을 찍자고 하니 환하게 웃어준다.




쪼코표 'V'다.


언제 심었는지 모르지만 월드컵 공원에서 맞이하는 코스모스는 처음이다.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자연과 금새 친해진다. 

 


코스모스 들판이 단풍과 알흠다운 조화를 이룬다.



아이가 크니 이제는 이런 설정샷도 가능하게 되었다.

 '난지천공원'에서 주차장을 지나 '하늘공원'입구에 들어섰다.
벌써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고, 계단은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계단은 포기하고, 돌아서 슬슬 걸어 오르기로 했다.



미아방지 캠페인으로 입구에서 이름표를 나눠주길래,

이름과 연락처를 써서 아이 등에 살짝 붙여줬다.



 

 

 
하늘공원은 0.8km라지만 오르막 길이라 올라가는데, 약간 부담은 된다.

아이는 마냥 신이나서 '점프점프'하면서 잘도 오른다.


 


중간에 한번 쉬면서 물과 과일로 힘을 돋구고,

하늘공원에 도착하자마자 도시락을 먹었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도시락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성의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고픈배를 채우기에는 이정도로도 충분.
아이도 '정말 맛있다'면서 잘도 먹는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이제부터 하늘공원으로 고고씽~




입구의 코스모스 들판을 제외하고 온통 억새 풀밭이다. 





아이와 함께 숨박꼭질 놀이도 하고,




많은 갈림길 중에서 아이가 선택한 길을 따라 간다. 아이는 모든 길에 번호를 매긴 후,

이번에는 몇번 길로 가야 하냐고 묻는다.




가끔 하늘을 날고 싶다는 아이는 이날 하늘공원을 날아 다니는것 같았다.



아이는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그리며 설명해주고 있다.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를 날씨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며 다닐 수 밖에 없었지만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와 함께 다닐때는 짐을 최소화 해야 한다. 앞으로는 배낭메고 다녀야지.


 요즘 카메라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는 사진 찍는 재미에 빠졌다.
사진을 찍고 나면 꼭 보여달라며 확인해준다.

 아이는 풀이 뜯겨나간 자국을 보면서
'알이 깨졌다'고 (모양이 꼭 알이 깨진 모양이긴 하더라)하면서
신기한 듯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한다. 



 

 억새반 사람반이라고,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하늘공원에 오면 마치 우리집 옥상에 정원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심 한가운데에 하늘과 맞닿은 커다란 정원 하나를 만들어 놓은 것처럼
그 안에서 서울도심 풍경을 내려다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좋은 장소다.






갖가지 행사가 있었지만 이 모든 것들을 패스하고, 아이 발길 닿는대로 따라다녔다.
황토를 둥글게 만들어 가득 담아 놓은 '맨발 산책로' 아이는 이곳을 참 좋아한다.
나도 한번 들어가 봤는데, 으으 발바닥이 정말 아프다.

 아이들은 몸이 가벼워 아프지 않아 잘 걷는다. 







            



황토 맨발 산책로를 다 돌고나면 발을 씻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물음표를 좋아하는 아이는 마냥 재미난듯 자꾸 열고, 닫고를 반복하며 논다.

작은 것에서도 재미를 찾아내는 아이들이 참 부럽다.

 

 


남편과 나의 저질체력으로 인해,

더 돌아보기를 포기하고, 슬슬 내려왔다.
노을공원 방면으로 나오면 주차한 곳과 더 가까우리라 예상했건만,
이런 ;;; 오히려 더 돌아서 가게 되었다.


 


 내려오다 난지천 공원에서 만난 놀이터.

우린 아이의 시선을 돌려 놀이터를 살짝 지나치려 했건만
아이는 금새 눈치를 채고, 놀이터가 눈에 들어오자 마자
바로 재빠르게 달려간다. 

 


모래 놀이터를 참 오랫만에 만났다. 시설도 좋아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곳이다.

산책하기에도 아이가 놀기에도 참 좋은 곳.

다음에는 하늘공원말고, 난지천 공원에 돗자리 깔고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리라 생각했다.

 

 벤치에 앉아 졸고 있는 아빠가 안스러워 결국 집으로 고고씽.
아이도 차를 타자마자 깊은 잠 속에 빠졌다.
그 안에서 무슨 꿈을 꾸고 있니?

 @2008. 10. 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