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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o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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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무기력함이 나를 짓누른다. 모임이 있어 일찍 퇴근한 김에 먼길(?)을 떠날때, 혼자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여유로운 시간이란 나를 잠시  일상과 동떨어진 상상의 여행 속으로 데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현재를 말한다.

가수 이승기. 87년생. 87년 당시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 나이지만 제법 감수성이 예민했던지,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음악에 젖어 있었다. 레코드판 사서 모으고, 라디오 듣는게 취미였던 오빠는 늘 집에서 음악과 함께였다. 낮잠에서 스르르 깨어난 나는 잠들어 있던 순간에 꿈을 꾸었던거 같았다.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지만 오빠가 켜놓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는 나를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잠에서 깬 나는 왠지 모를 슬픔에 잠겼다. 슬픔에...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때쯤 가수 이승기는 태어났구나. 그가 이번에 낸 앨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때 Vol.2'는 나의 감수성을 깨워준다. 조규만의 '다줄꺼야'를 밤새도록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 그 음악에 취했던 적이 있었다.  이승기의 이번 앨범에는 풋풋한 학생이라는 신분일때 너무나 좋아했던 음악들이 들어 있다. <이별의 그늘>, <암연>, <너의 뒤에서>, <추억속의 그대>.<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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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지하철 붐비는 사람들.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캘리포니아' 책을 이 음악과 함께 듣다 보니, 어느새 주변은 내눈에 들어오지 않고, 내가 마치 책 속의 주인공인것처럼 먼 여행을 떠나 있었다. 이런 기분 참 오랫만이다. 그녀가 적어내려간 글 하나하나가 나에게  그곳을 동경하게 만들어 준다. 지하철에서 한정거장을 남겨두고, 나를 지긋한 미소로 바라보시던 아주머니께서 자리가 났으니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으라고 하신다. 그 미소가 참 따뜻했다. 잔잔한 음악과 영화 속처럼 멋진 글들이 나열되어 있는 책, 그리고 따뜻한 미소가 어우려져 있는 곳으로 잠시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다.  다시 인파속으로 스르르 빠져들면서 일상에서의 여유란 이런거구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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