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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학교 선배 이야기
아기를 키우며 세상에 대해 배우고 있지만 가끔은 스스로의 고민에 빠져 주변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가 갈 때도 있다. 내 주변에는 항상 나를 반성하게 하고, 작아지게 하는 힘들이 있어 스스로를 다시금 돌아보게 해준다. 선배님들이 존경스럽고, 나또한 범준이를 더욱 열심히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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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파서 낳고…가슴으로 낳고…“사랑엔 장애가 없어요”
[경향신문 2006-08-18 09:00]    











6살 형 영규가 동생 경욱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영규는 뇌성마비를, 병욱이는 정신지체와 발달장애를 앓고 있지만 두 형제의 얼굴엔 그늘이 보이지 않는다./강윤중기자


6살 형과 5살 동생이 고개를 돌려가며 서로를 찾는다. 그리고는 웃는다. 동생은 형에게 신발을 신겨달라는 뜻으로 발을 내민다.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고 동생이 옷을 올리지 못하고 있으면 형은 끙끙대며 동생의 팬티를 올려준다.


이 형과 동생은 아주 특별한 형제다. 형 영규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동생 경욱이는 정신지체와 발달장애아.


경욱이는 임형상씨(36)와 이주희씨(36) 부부가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다.


2004년 이주희씨는 영규의 뇌성마비 치료를 위해 병원을 다니다 다른 장애아들을 만났다. 영규는 매일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장애 아동들과 친해졌다. 이씨는 영규에게도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입양을 결심했다. 결정은 쉽지 않았다. 영규를 치료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초창기에는 한달에 2백만~3백만원이 넘게 들어갈 때도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장애아를 또 입양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입양기관에서 다른 고아원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경욱이의 눈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해서 같은 식구가 된 경욱이. 이씨는 아이들에게 “영규는 엄마가 배아파 낳았고, 경욱이는 잘 돌봐줄 수 있는 엄마가 데리고 왔다”고 설명해줬다. 그때마다 영규는 “아가, 동생”이라고 말했다. 이해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씨는 마음으로 서로 다 알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사실 경욱이는 한번 입양됐다가 입양부모가 아픈 바람에 파양이 됐던 아이다. 깊은 정신적 상처를 갖고 있는 경욱이를 위해 엄마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정해 꼭 둘이서만 노는 시간을 마련한다. 아이에게 엄마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정서적 안정을 주기 위해서다. 그런 경욱이가 가끔 스쳐지나가는 말로 ‘엄마’라고 말할 때, 이씨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정신과 치료,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욱이를 위해서 많을 때는 한달에 80만원씩 들어간다. 아빠 혼자 버는 월급은 아이들 치료에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그나마 국가보조금 52만원이 있어 다행이다.


이씨는 입양이라서 힘든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것이 너무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뇌성마비처럼 중증 장애는 공립 어린이집이라고 해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 영규도 지금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해 3년을 기다려야 했다. 전문 치료시설도 부족하다. 임씨는 “치료시설도 늘려야 하고 의료보험 적용도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랑의 힘을 믿는다. 영규도 처음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을 때는 ‘평생 누워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지만 임씨 부부의 노력으로 지금 영규는 걷기도 하고 드문 드문 말도 한다.


“아이의 미래는 아무도 몰라요. 정서적으로 따뜻한 환경 속에 있으면 장애아도 충분히 나아질 수 있어요.”


임씨 가족은 21일부터 제주도에서 보낼 여름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두 아들 영규와 경욱이를 데리고 떠나는 첫 휴가다. 한국입양홍보회의 입양캠프에 참가하는 임씨 가족은 푸른 바다와 270여명의 입양가족들과도 만난다.


“네 식구가 손을 꼭 붙잡고 갈 거예요.”


말하는 엄마에게도,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들에게도 환한, 그리고 따뜻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임지선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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